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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약의 연결고리
생명과 약의 연결고리 : 약으로 이해하는 바이오 시대 나비의 날갯짓에 진동하는 복잡계 인도네시아 연안의 지도를 바꿔버린 쓰나미, 미국 남부를 물바다로 만든 허리케인 카트리나, 중국의 황사 폭풍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 재앙은 21세기 들어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실증적인 데이터와 첨단 기계 장비로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과학은 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일까? 문제의 답은 환경을 움직이는 ‘복잡계’ 시스템에 있다. 복잡계란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행위자의 행동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하는 시스템을 말하며 개별요소들의 단순한 합으로는 그 결과를 쉽게 유추할 수 없다. 또 시스템 내부의 작은 변화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점도 복잡계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준다. 북경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이론은 복잡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알고 보면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 대부분이 이런 복잡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복잡계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야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복잡계 시스템의 이해가 더 절실한 이유는 우리 몸이 바로 이 복잡계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약’의 다양한 특성을 통해 복잡계 시스템이 지배하는 우리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생명 현상을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애썼다. 더불어 암, 면역, 대사질환에 관여하는 다양한 단백질을 발굴해 새로운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는 저자의 전문적인 설명을 통해 최근 생명과학이 열어 보이는 미래의 신약 개발 추세와 인류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했다. 약을 통한 생명 현상의 이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간에 긴밀한 공조 체제를 이루고 있다.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부분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움직인다. 그러나 반대로 너무 큰 자극으로 항상성을 회복할 수 없을 때는 자극에 적응해 시스템에 변형을 일으킨다.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이유다. 그런데 문제는 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에 대해서도 우리 몸이 똑같이 반응한다는 점이다. 약도 일종의 자극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속쓰림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작용을 고려해 이런저런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환경 현상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과학으로는 우리 몸의 모든 시스템 작용을 명확히 알 수 없다. 오랜 연구 기간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신약들이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전혀 다른 효과를 나타낼 경우 그 원인을 규명하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질병을 고치기 위해 개발된 수많은 약들 가운데 원래의 의도를 벗어난 약들은 의도치 않은 재앙과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 비아그라는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용도, 즉 발기부전 개선 효과가 발견되면서 남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라이프스타일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용도로 사용하는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부작용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약물 부작용과 새로운 효능의 발견에 있어 탈리도마이드만큼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예는 없을 것이다. 임산부의 구토 증세를 완화하고자 개발된 이 약은 태아 기형을 일으키는 부작용을 낳아 ‘악마의 약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항암제 효과가 발견되면서 생명의 약물로 다시 쓰이고 있다. 이처럼 몸을 구성하는 하나의 성분에 약물이 작용하는 경우, 그 효과는 그 구성 성분에 연결되어 있는 다른 인자들을 통해 여러 갈래로 파장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특정한 목적을 겨냥한 행위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기대치 않은 효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제한된 지식으로 우리 몸의 복잡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리적 연결고리를 규명하고 전체적인 관점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생명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20세기 중반, DNA분자 구조가 규명되면서 생명과학은 부분을 파고드는 환원주의의 물결에 휩싸인다. 하지만 전체를 바라보지 않고는 생명현상을 근본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전일주의가 오늘날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유전자 지도가 완성된 21세기, 유전자나 단백질 등 인체를 구성하는 각종 물질들의 부분과 전체를 아우르는 생명과학 연구가 나날이 발전하는 중이다. 의약품의 소재 또한 기존의 화합물에서 벗어나 독성과 부작용이 적은 유전자, 단백질, 세포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생물학적 제제는 화학적 기제에 비해 훨씬 높은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바이오 시대를 일반인들이 현실로 체감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 몸을 운용하는 네트워크 회로를 손에 넣기까지는 아직도 겪어야 할 시행착오가 많으며, 수많은 신약 개발이 실패를 겪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난 50년 동안 생명과학은 그 어느 시대에 비해서도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이다. 생명과학의 생생한 현주소를 밝히는 이 책과 함께 바이오 혁명 이후 인간의 미래를 가늠해보자.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400000&sc.prdNo=201314778&sc.saNo=003002001&bid1=search&bid2=product&bid3=title&bid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