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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8] 우리 몸에 들어오는 외부물질들: 약인가, 독인가?
저자 : | 출판사 : | 추천자:
| 생명 8 |
우리 몸에 들어오는 외부물질들: 약인가, 독인가?
강연자 : 김병문(서울대 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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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물질들은 어떻게 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질병치료를 위한 특정한 약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어떻게 그 약이 작동을 하는 것일까?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섭취하면 약물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원리는? 커피나 담배, 마약 같은 물질들은 왜 중독성이 생기나?
이같이 우리 몸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화합물들을 어떻게 처리하며 어떻게 약물의 치료효과나 중독성이 생기게 되는지 이 강의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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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개요 살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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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기화합물들 중 왜 어떤 것들은 사람에게 유익한 질병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다른 것들은 맹독성을 띠는 것일까? 이러한 화합물들의‘생리활성’현상에 대해 학부생 때부터 호기심을 느끼게 된 필자는 이 분야의 연구에 필수적인 유기화합물들에 대한 공부에 내 인생을 걸어 볼만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거의 같은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라도 공간적 배열의 차이에 따라 어떤 것은 유익한 약으로 어떤 것은 독성을 지니는 물질로 판이하게 다른 성질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유기화합물과 인간과의 오묘한 관계성은 무한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야가 되었다. 따라서 공부를 마친 후 세계적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사’에서 신약개발 과정을 배우게 되었고, 그 후 서울대에서 약 20여 년 동안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탄소를 주요 골격으로 하는 수많은 화합물들로 구성된 사람의 몸에는 매일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생체 이물질(Xenobiotic)”이 유입된다. 자연이 만들어낸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물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매일 필요로 하는 물질도 있고, 특정한 질병 치료를 위해 일정 기간 투여해야 하는 물질도 있다. 그러나 커피, 담배 등과 같이 우리 몸이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데도 우리가 갈구하는 물질들도 다수 있다. 특히 마약과 같은 물질들은 한두 번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면 끈질기게 계속 받아들이고 싶은 중독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물질들은 어떻게 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 질병치료를 위한 특정한 약물은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섭취할 때 약물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원리는? - 커피나 담배, 마약 같은 물질들은 왜 중독성이 생기나?
이같이 우리 몸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화합물들을 어떻게 처리하며 어떻게 약물의 치료효과나 중독성이 생기는지 이 강의를 통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약, 인류의 파수꾼
1900년대 초 인류의 평균수명은 40세 전후였으나 오늘날에는 거의 두 배를 능가하는 평균수명에 도달하였다. 이렇게 인간의 수명에 큰 기여를 한 것은 20세기 들어 화합물을 원자 단위로 이해하면서 새로운 신약들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요인들 중 하나이다. 그리스 시대부터 진통제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버드나무 껍질은 현재 아스피린이라는 약물과 사촌간인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이같이 과거에는 모르고 사용했던 약물의 작용원리가 오늘날에는 대부분 알려져 있다.
또 주목나무 껍질에서 추출되어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쓰이는 ‘탁솔’과 같은 다양한 천연물에서 새로운 효능을 가진 약물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같이 다양한 질병에 사용되는 진통제, 항생제, 항암제 등의 수많은 약들은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또 이러한 약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어떤 것들인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2. 약, 독이 될 수도
흔히들 타일레놀 같은 진통해열제는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안전한 약일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에서 간기능 부전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투약 용량에 주의해야 하는 약이다. 또 약물들 중에는 절대로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들도 있다. 이 중에는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한약이나 천연 허브티와 같은 보통은 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물질들도 포함된다.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가 ‘St. John’s Wort’라는 허브티를 복용하였다가 이식된 심장이 거부반응을 일으켜 재수술을 하게 된 경우도 있다. 그러면 건강을 위해 투여하는 약들은 왜 이렇게 위험한 요소들을 갖고 있는 것일까?
거의 모든 약물은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대사’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대사과정은 필연적으로 간과 같은 우리 몸의 장기에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대사과정에서 독성이 있는 물질이 생겨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약들을 함께 섭취할 때 이 약들이 각각의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효소 등을 저해하거나 또는 더 많이 발현되도록 유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약물대사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메커니즘을 살펴보고자 한다.
3. 마약, 치명적 유혹
많은 사람들이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마약중독에 이르게 되는 기전(메커니즘)을 이해하면 마약중독은 일종의 만성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마약들은 아주 작은 분자량의 유기화합물들인데 실제 우리의 뇌 속에서도‘엔돌핀’처럼 마약과 유사한 물질들이 분비된다. 우리가 음식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얻는 보상이나 기쁨과는 달리 마약은 뇌의 보상회로(reward circuit)를 포화시켜 단시간에 최상의 기쁨 단계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금방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균형을 깨뜨려 일상적인 행동이나 관계로부터의 보상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추후 같은 양의 마약으로도 동일한 보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내성’을 일으키게 만든다. 이 뿐 아니라 마약으로 인한 뇌의 변화는 학습, 판단, 의사결정, 스트레스 반응, 기억, 행동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마약중독은 본인이 해악을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중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마약중독이 되면 뇌의 변화가 일어나 약을 끊더라도 중독이 재발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분자들의 뇌 속에서의 작용과 뇌의 보상회로, 그리고 중독현상 들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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