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철학적인 질문을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독일의 수학자였던 크로네커는 \"정수는 신이 만들었지만 나머지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수학자들도 우주가 돌아가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서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하지만 현대 수학자들은 엄밀성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사는 우주보다는 수학자들이 건설한 세계인 공리 체계 안에서 참인 명제를 모으고 분류하고 확장하는데 힘을 쏟습니다.
물론 이러한 공리 체계를 만들때 우리가 경험하는 수가 포함되도록, 그리고 우리가 경험하는 우주와 비슷하도록 설계하는 덕에 우주를 잘 설명할 수 있게 되었지요.
무한을 다르는 수학 이론으로 들어가보면 인간이 가진 상식과 어긋나는 특이한 결과들이 많습니다.
어떤 공리를 약속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세상이 매우 다릅니다.
예컨데, 바나흐 타르스키 역설 같은 것을 처음 보면 대단히 믿기 어렵습니다.
즉 어떻게 보면 수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우주가 아닌 자기가 좋아하는 공리로 구성된 세계에서
완벽한 논리로 증명된 사실들이 어떤 모습인지 발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엄상일 드림(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