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주

식물은 빛을 어떻게 인지하고, 빛을 통해 알아낸 주변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까? 이 질문은 내가 연구자로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질문이다. 생각해보면, 이와 유사한 질문을 초등학교 들어가기 훨씬 전에 어머니에게 한 적이 있었다. 질문을 하게 된 무슨 큰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주변에 있는 식물도 살아있다는 것을 어느 날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어린 마음에 눈, 코, 귀, 그리고 입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살수 있는지가 궁금했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식물은 눈이 안 달려 있는데 어떻게 주변을 보는지를 물었던 기억, 그리고 약간 당황해 하시던 어머니 얼굴이 기억난다. 하지만 어렸을 때 했던 다른 많은 질문들처럼 이 질문도 역시 덧셈 뺄셈 공부하기 바빠서 잊혀졌다. 그렇게 바쁘게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끝내고 독립된 연구자가 되었고, 그리고 나는 나 자신에게 무엇이 알고 싶은가를 묻게 되었다. 마침 연구를 시작했던 곳이 식물학 연구소였고 파이토크롬이라는 식물 광수용체를 평생 연구해오던 분과 같이 연구를 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유년의 기억 속에 숨어있던 이 질문이 꺼내보게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는 등 많은 것을 알게 된 어른이 되었지만 다시 꺼내본 질문은 여전히 매우 흥미있었다. 그래서 그 질문은 내가 되었다.

 

■ 주요 경력 및 수상

2002 – 현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2008: 마크로젠 과학자상,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2010: 공동연구상, 카이스트

2012: 우수연구상, 카이스트

2013: 지식창조대상, 미래창조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