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원자’라는 말과 ‘만진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진다고 이야기 할 때는 일상적으로 경험 가능한 상황에 대해서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일상적으로는 십의 수십 승 씩이나 되는 수많은 원자들과 한꺼번에 접촉이 일어나기 때문에, 원자 하나에 대해서 본다거나 만진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손으로 물체를 만질 때에는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의 가장 바깥에 있는 전자들과 물체를 이루는 원자들의 가장 바깥에 있는 전자들이 접근합니다. 이때 전자들 간의 반발력 때문에 손이 물체를 통과할 수 없는 것인데요. 감각적인 측면에서는 특정한 하나의 원자가 아니라 십의 수십 승 개로 이루어진 원자들의 무리를 뭉뚱그려서 느끼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체를 이루는 수많은 원자, 전자 무리의 통계적인 특성에 따라 딱딱하거나 부드럽게, 혹은 뜨겁거나 차갑게 느낄 수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