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프랭크 콘돈 원리는 형광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데요. 형광이란 분자가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했다가 그 보다 긴 파장의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외선을 플라스틱에 쪼이면 가시광선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빛의 파장이 길수록 에너지는 낮아지므로, 높은 에너지의 빛이 낮은 에너지의 빛으로 바뀐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여러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의 상태는 전자의 에너지 뿐만 아니라, 분자의 회전과 진동 에너지까지도 포함되니다. 그런데 분자가 빛을 흡수할 경우 전자가 낮은 준위에서 높은 준위로 전이되는 데에 비해, 진동 상태가 변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것은 전자의 질량에 비해 원자핵의 질량이 훨씬 무겁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느리기 때문입니다. 분자의 진동 상태는 원자핵 간의 거리와 관련된 것이니까요.
문제는 일단 전자가 높은 준위로 전이된 “뒤” 분자가 평형상태를 찾아가면 원자핵 간의 거리가 재배치 되어 멀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원래 전자가 위치했던 바닥 상태의 에너지 함수와 빛을 흡수해서 들뜬 상태의 에너지 함수 사이에 극소위치가 달라집니다. 두 에너지 함수 모두 아래로 볼록한 형태이므로, 전자가 다시 방출하는 에너지가 원래 흡수했던 에너지보다 작아지는 것입니다. 나머지 에너지는 열에너지의 형태로 주변에 전달되는 것이고요.
이제 “파동함수이 많이 중첩될수록 잘 전이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 모두, 가로축을 거리로 하고 세로축을 에너지로 했을 때 아래로 볼록한 우물 모양의 포텐셜이 되는데요. (최저점의 위치가 가로로 약간 빗겨나가도록 아래에 하나, 위에 하나 그려보세요) 이때 1. 바닥 상태의 최저점에서 전자의 파동함수와 2. 그로부터 수직 윗방향으로 선을 그었을 때 들뜬 상태의 포텐셜과 겹치는 지점에서의 파동함수가 많이 중첩될 때 전이가 잘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전자가 수직 상승하여 높은 준위로 전이될 때, 그 지점에 존재할 확률이 높아야 함을 상기해보면 되겠지요. (거칠게 말해) 양자역학에서 입자의 존재확률은 파동함수의 곱으로 나타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