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왜 나는 나일까?\' 정말 심오한 질문입니다. 과학을 한 저로서도 쉽사리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인 것 같네요. 먼저 이 질문이 과거에는 과학이 전혀 답할 수 없는 철학적, 종교적 질문이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대에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비로소 과학이 \'자아\'의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간단한 사실부터 집고 넘어가자면 \'나는 나의 뇌입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것처럼 완전히 동일한 뇌를 만들 수 있다면 두 개의 동일한 자아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완전히 동일한 뇌\'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뇌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도 결정되지만 경험과 학습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정보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도 완전히 동일한 경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다 하더라도 조금이라고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나를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나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나의 뇌인 것입니다. 미래에 인류가 엄청나게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하나의 뇌를 완전히 복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말씀하신 대로 2개의 동일한 자아가 생길 수도 있겠지요. 이것이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만들어진 순간부터 어쩔 수 없이 또 약간은 다른 경험과 학습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동일한 자아는 아주 잠깐 동안만 가능할 겁니다. 제 사견으로는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뇌를 똑같이 복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뇌는 1000억 개 가까이 뇌는 뉴런과 1000조 개 쯤 되는 시냅스를 가진 너문도 복잡한 기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