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

  • >
  • VIDEO >
  • K-Class
제목 [지구-8강]바다 비밀의 문을 열다; 심해로의 여행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6.27 16:08 조회 136

 

지구 8
심해, 비밀의 문을 열다
강연자 : 김웅서(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이 바다 제일 깊은 곳에 다녀온 사람보다 많다. 대부분 심해는 인간 발길이 닿지 않은 신비로운 곳이다. 우리는 바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심해를 탐사하려면 어떤 장비가 있어야 할까? 심해란 어떤 곳이고 어떤 생물이 살고 있을까?  

■ 강연자 : 김 웅 서(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 패   널 : 김 동 성(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이 판 묵(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
■ 사회자 : 박 민 아

 

 









 

강연개요 살펴보기

 

1. 심해는 어떤 곳?

 

바다 깊이 들어가면서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점점 어두워진다는 것이다. 햇빛이 투과되지 못해 광량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햇빛이 잘 드는 얕은 바다는 해조류나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해 먹이가 풍부하므로 많은 해양 생물들이 살 수 있다. 그렇지만 심해는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이기 때문에 식물이 살기 어렵다.

 

또 표층 바닷물은 햇볕에 의해 데워지지만, 바다 깊은 곳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바다 깊이 들어갈수록 수온이 낮아진다. 아울러 수온이 낮은 물은 밀도가 커서 무겁기 때문에 아래로 가라앉는다. 따라서 수 천 m 바다 속은 수온이 고작 1~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냉장고 속보다 추운 곳이 바로 심해이다. 또 다른 환경변화는 수압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수심 1천 m에서 수압은 수면에서보다 100배가 높으며, 수심 1만 m가 되면 수압은 1천 배가 높아진다. 수심 5천 m에서는 수압이 약 500 기압이 되는데, 이는 1㎠ 면적을 500㎏으로 내리누르는 것과 같다. 우리 손톱 위에 소형 승용차 한대를 올려놓는 것과 흡사하다.

 

 

2. 심해를 탐사하려면 어떤 장비가 있어야 할까?

 

2-1. 인류의 바다탐험 장비의 역사

 

바다 속에 대한 호기심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탐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기원전 325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은 인도 원정에서 돌아오는 길에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페르시아만 바다 속 수심 10m까지 밧줄에 매단 잠수통을 이용해 내려갔다. 원통 또는 종 모양의 잠수통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더라도 안에 남아있던 공기로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나 잠수통을 이용해 물속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20세기 초 사람이 타고 바다 속을 들어갈 수 있었던 장비는 쇠줄에 매달려 물속으로 내려지는 공 모양의 심해잠수구(배시스피어, bathysphere)였다. 윌리엄 비브와 오티스 바턴은 두께 3.8㎝의 강철로 지름이 1m 34㎝인 공 모양의 잠수구를 만들어 1930년 6월 6일 버뮤다 근처에서 수심 240m까지 들어갔다. 이 잠수구에는 석영유리로 된 3개의 창이 있어 밖을 내다볼 수 있었다. 비브의 잠수구는 1934년 8월 11일 수심 908m까지 들어가는 기록을 세우고 퇴역하였다.

 

그 후 바턴은 새로운 잠수구를 만들어 1948년 1,360m까지 잠수하였다. 심해잠수구는 쇠줄에 매달려 깊은 바다 속으로 내려가므로 만약 줄이 끊어지면 인명사고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은 부력재를 사용하여 스스로 물 위로 떠오를 수 있는 심해잠수정(배시스카프, bathyscaphe)이 만들어지면서 해결되었다. 1960년 1월 22일 자크 피카르와 돈 월시는 미해군의 ‘트리에스테’를 타고 마리아나해구의 수심 10,916m까지 잠수에 성공하였다. 1962년 7월 26일에는 오비른, 사사키, 들로즈가 프랑스의 ‘아르키메데스’를 타고 수심 9,545m까지 내려갔다.

 

비록 수심은 ‘트리에스테’의 잠수 때보다 깊지 않았지만, 수백 장의 심해 사진을 찍고, 심해 퇴적물을 채집하고, 심해 동물의 관찰 기록을 남기는 등 과학적으로는 더 의미 있었던 잠수였다. 그러나 당시 심해잠수정은 단지 깊이 들어가는데 목적이 있었다. 부력재로 가솔린을 사용하여 크기가 컸으며, 수중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고, 심해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과학 탐사에는 한계가 있었다.

 

프랑스의 자크 쿠스토는 무겁고 사용하기에 거추장스러운 바티스카프의 단점을 개선한 잠수정을 고안하였다. 2~3명이 탈 수 있는 강철로 된 구형의 선실과 속이 빈 아주 작은 유리구슬과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부력재가 사용되었다. 이 부력재는 부피가 작아도 큰 부력을 가질 수 있어 잠수정의 크기를 줄일 수 있었다. 크기가 작아진 잠수정은 모선으로 운반하여 원하는 장소에서 잠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의 심해유인잠수정은 수 시간 동안 자체 추진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로봇팔로 생물과 퇴적물을 채집할 수 있으며,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어 과학탐사에 사용되고 있다.

 

2-2. 잠수정의 종류 (유인잠수정 HOV, 원격조종무인잠수정 ROV, 자율무인잠수정 AUV)

 

심해잠수정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유인잠수정과 사람이 타지 못하는 무인잠수정으로 구분된다. 각각은 장단점이 있다. 유인잠수정은 사람이 타고 현장에서 직접 상황 판단을 하면서 탐사하므로 작업의 정밀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무인잠수정은 사람이 타지 않으므로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더 오랜 시간 수중탐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인잠수정은 모선과 케이블로 연결되어 원격조종을 할 수 있는 원격조종무인잠수정(ROV; Remotely Operated Vehicle)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율무인잠수정(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으로 세분된다.

 

최근 심해를 놓고 국가간 해양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2007년 러시아는 심해유인잠수정 ‘미르’를 이용해 북극해의 바닥에 러시아국기를 꽂았다.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만든 미국의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20123월 심해유인잠수정 '딥시챌린저'를 타고 마리아나해구 수심 10,898m를 다녀왔다. 2012년 6월 중국의 심해유인잠수정 '자오룽'은 마리아나해구 수심 7,062m까지 탐사하는데 성공하였다. 일본은 수심 12,0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심해유인잠수정 '신카이12000'을 만들겠다고 발표하였다. 가장 깊은 바다가 11,034m이므로 개발되면 바다 속 어디라도 탐사가 가능하다. 1964년부터 탐사를 시작한 미국의 심해유인잠수정 '앨빈'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였다. 앨빈은 심해 과학탐사를 할 수 있는 최초의 유인잠수정이다.

 

이처럼 세계 해양강국은 더 깊은 바다로 인간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심해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과학 탐사 목적도 있지만, 심해에서 자원을 개발하려는 목적도 있다. 우리나라는 1987년 수심 25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유인잠수정 해양250’을 개발한 바 있다. 이 유인잠수정은 1996년 퇴역하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가, 현재 부산 영도 소재 국립해양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이후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작년 10월 6,500m급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에 착수하였다. 현재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이 6,000m급 심해유인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딥시 챌린저 & 제임스 카메론>

 

2-3. 태평양 심해저 탐사의 경험담

 

심해환경탐사는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연구선 ‘아탈랑테(3,600톤급)호’와 유인잠수정 ‘노틸’을 이용하여 수행되었으며, 아탈랑테호는 5월 18일 멕시코의 만자니요 항을 떠나 망간단괴부존지역인 클라리온-클리퍼톤해역에서 심해환경탐사를 하고 6월 27일 뉴칼레도니아의 누메아에 도착하였다. 프랑스 환경탐사 지역은 동쪽광구(130° W, 14°N 부근)와 서쪽광구(150° W, 9°N 부근)로 우리나라의 단독개발광구와도 인접해 있다. 프랑스의 동쪽광구에서는 11번의 잠수를 하였으며, 서쪽광구에서는 3번의 잠수를 하여, 이번 탐사기간 중 총 14회에 걸쳐 유인잠수정 노틸을 이용하여 심해저 탐사를 하였다.

 

심해 탐사활동 중 잠수정 노틸에 달려있는 2개의 로봇 팔로 심해저의 생물, 퇴적물, 해수, 망간단괴를 채집하였다. 심해에서 채집한 미생물은 고압 배양실에서 배양하여 산업적으로 유용한 물질을 개발하는데 사용되며, 심해 퇴적물과 해수는 각각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한편 망간단괴는 금속성분 분석 및 표면에 붙어사는 생물들을 조사하는데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심해의 지형 및 저층해류 등을 조사하였다. 그리고 교란된 해저에서 생물들이 어떻게 새로운 군집을 형성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저서환경충격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실험장비는 1년 동안 계류를 한 후, 수거하여 과학적인 분석을 하게 된다. 이번 탐사에서는 눈 없는 물고기 등 과학계에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심해생물을 발견하는 성과도 있었다.

 

3. 심해에 사는 신비한 생물을 만나보자

 

3-1. 생활 형태에 따른 바다 생물 분류 (부유생물, 유영생물, 저서생물)

 

광대한 바다에는 크기가 천분의 일 mm(1μm)가 채 안 되는 미생물에서 길이가 30m에 달하는 고래까지 아주 다양한 크기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 해양생물은 육지에 살고 있는 생물과 달리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기 때문에 신비함을 간직하고 있다. 해양생물은 생활형태에 따라 부유생물(플랑크톤; plankton), 유영생물(nekton), 저서생물(benthos)로 분류된다. 운동능력이 약하거나 없어서 물의 흐름에 의해 떠다니며 생활하는 것을 부유생물이라하고, 어류와 같이 유영능력이 뛰어나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을 유영생물, 암반, 모래, 펄과 같은 해양의 바닥에서 생활하는 것을 저서생물이라 한다.

 

3-2. 심해에 사는 생물의 외형적 특징과 기이한 행동 (심해초롱아귀, 세다리물고기)

 

 

<심해초롱아귀, 세다리물고기>

 

심해는 빛이 없고, 수온이 낮으며, 수압이 높아서 생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생물들은 심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체형이나 체색이 특이하게 변화하였다. 어스름한 빛만이 있는 박광층에 사는 어류는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고 먹이를 찾기 위해 대개 큰 눈을 갖는다. 반면 빛이 없는 무광층에 사는 어류의 눈은 오히려 퇴화되었다. 빛이 없으니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심해에 사는 어류인 풍선장어나 아귀는 입이 커서 큰 먹이도 삼킬 수 있고, 한번 잡은 먹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시무시한 이빨이 입 안쪽으로 휘어져있다.

 

심해에는 먹이가 부족하다 보니, 한번 먹이를 놓치면 언제 또 먹이를 찾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이 심해 5천 m를 맨몸으로 내려간다면 엄청난 수압에 눌려, 말린 오징어처럼 납작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심해 동물들은 높은 수압에 잘 적응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심해 무척추동물은 어류의 부레나 사람의 허파와 같이 압력을 받으면 수축하는, 기체가 들어있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높은 수압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심해어류는 부레 대신 몸 안에 가벼운 기름을 많이 가지고 있어 부력을 조절한다. 또 심해생물은 수축이 잘 안 되는 수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어 높은 압력에서도 잘 견딜 수 있다. 속이 빈 단단한 쇠공을 수 천 m 바다 속에 넣으면 찌그러져도, 음료수가 가득 찬 알루미늄 깡통이 찌그러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심해에 사는 생물 가운데는 빛을 내는 것이 많다. 도끼고기는 배 주위에 있는 발광세포에서 빛을 내기 때문에, 빛이 반짝이는 수면을 배경으로 하면 포식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심해아귀는 이마에 난 낚싯대 모양의 돌기에서 빛을 내어, 먹이를 유인하여 잡아먹는다. 희미한 빛이 있는 박광층에 사는 생물은 유리오징어처럼 투명하거나 심해 새우처럼 붉은 색이 많다. 투명하면 몸이 보이지 않고, 푸른빛이 감도는 곳에서 붉은 빛을 가진 생물은 검게 보이기 때문이다.

 

심해에 사는 생물들은 숫자가 많지 않아 짝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수컷 심해아귀는 암컷을 만나면 배를 물고 달라붙어 평생 같이 산다. 암컷보다 훨씬 작은 수컷 심해아귀는 기생충처럼 암컷으로부터 영양분을 얻고, 대신 번식기 때 암컷에게 정자를 제공하는 역할만 한다. 심해에 사는 동물들의 모습이 기이하고, 습성이 특이한 것은 모두 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응의 결과이다.

 

3-3. 열수분출공은 사막의 오아시스

 

1977년 앨빈호를 타고 화산활동이 활발한 갈라파고스 동북쪽 해저산맥의 균열부분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3백50℃가 넘는 뜨거운 물이 솟아오르는 열수분출공을 발견하였다. 열수분출공 주변에는 길이가 3m나 되는 관벌레를 비롯하여 엄청난 수의 조개, 게와 새우류 등이 밀집해 살고 있었다.

 

먹이가 부족한 심해에는 생물이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당시에 이러한 발견은 커다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계속된 조사로 열수분출공 주변에 어떻게 많은 생물들이 살 수 있는지에 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 빛이 없는 심해에서는 열수분출공에서 뿜어 나오는 황화수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합성하는 미생물이 식물 대신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1835년 찰스 다윈의 방문으로 갈라파고스는 진화론의 산실로 생물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로부터 약 1백40년 후에 열수분출공 생태계의 발견으로 또 한 번 생물학사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열수분출공 주변 환경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탄생하던 환경과 비슷하여 생명의 기원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어, 많은 과학자들이 열수분출공 주변의 환경과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체 0 개의 코멘트가 있습니다.
0 / 500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