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강 북쪽에서 태어났으나 11살 이후 한강 남쪽의 아파트 촌에서 자랐다. 학교를 들어가기 전, 몸을 쓰는 놀이에는 재주가 전혀 없었고 대신 딱딱한 그림책을 쌓아 집을 만들고 그 속에서 공상하며 지내는 것을 좋아하여 방안퉁수라고 놀림을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때 “무서운 아이들”이란 책을 읽고 언젠가는 유학을 가서 공부를 많이 하겠다는 꿈을 꾸게 된다. 중학교때 물상은 좋아하였으나 생물은 암기 과목으로 생각되어 흥미를 찾지 못하였다. 하지만 물리학은 천재들이 하는 학문이라 여겨 감히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 집안의 분위기는 판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사춘기 소녀는 딱딱한 법전보다 자유로운 과학자의 영혼을 동경하였다. 마침 유전 공학의 시대가 온다고 대대적으로 선전 하는 방송을 보고서 당시에는 생소하였던 분자생물학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욕심으로 학력고사를 망친 김에 쉽게 대학 교수가 되겠다는 얄팍한 마음으로 여대에 진학하였으나 진리 탐구를 꿈구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좌절하고, 민주화 운동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절이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며 교수의 꿈을 포기하였다. 그러나 시절이 좋아진 후 별 뜻없이 입사한 목암 연구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과학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된다.
오랜 방황 끝에 어릴적부터 꿈꾸던 캠브리지 대학의 분자생물학 연구소에 유학하는 기회를 얻게되었고, 그곳에서 진짜 과학하는 재미를 알게 된다. 질문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다보니 발견을 하게 된다는 것을 배운 것이 유학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소득이라 여기고 있다.
정상 세포가 어떻게 암세포가 되는지 그 시작에 대해 궁금해하며 염색체 불안정성의 원리를 규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세포 분열 조절과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의 구조 유지 메커니즘에 대해 탐구하고 있고, 대학에서는 세포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가르친다. “과학에서는 항상 진리가 승리한다”는 막스 페루츠의 말을 삶의 모토로 삼고 있다. 딸 아이나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박물관과 미술관 다니기를 좋아한다.
■ 현재 :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재단법인 카오스 과학위원회 위원
■ 주요 이력
· 1999 : 캠브리지 대학 분자생물학 연구소 ( MRC, LMB) 박사
· 2000-2002 : 하버드 대학과 워싱턴 주립대학 생화학과 포스트닥
· 2000 : Wellcome Trust International Prize Award
· 2004-현재 :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2012 :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연구상
· 2013 : 마크로젠 여성 과학자상
■ 카오스에 전하는 말
KAOS의 무대에서 과학 지식이 깨어나 사람들이 인문 교양을 즐기듯이 과학 지식을 즐기게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과학적 사고는 불합리를 경계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과학 지식을 바르게 쌓아간다면 어떤 직업을 택하더라도 기술 문명의 노예가 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의 인간의 삶을 영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