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근 ㅣ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자연과학이 학문중의 학문이라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단정적 말씀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과학대학으로 진학했다. 민주화 시위로 어수선한 캠퍼스 분위기를 스스로 핑계 삼아 공부를 게을리 하다가 등하교 전철 칸에서 “대륙은 살아있다”라는 소책자를 읽으면서 지구과학에 대한 흥미를 발전시켰다. 지구물리탐사법을 익혀서 석유를 찾아 우리나라가 산유국의 꿈을 이루는데 일익을 담담하겠다는 포부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에 연구 겸 아르바이트로 충남 유성, 온양 등에서 온천 조사를 하다가 아주 좁은 지역에서 수천 명이 사용할 수 있는 뜨거운 물이 계속 나오는 것에 흥미를 느껴 유학을 가면서 black gold인 석유 대신에 blue gold인 ‘물’을 연구하기로 작정하였다. ‘물’ 중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을 연구하는 것이 더 도전적일 것 같아 지하수를 연구하게 되었다. 21세기가 되면서 물과 관련된 많은 국가적,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볼링시합하고 야구장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학생들과 시간 맞추기가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