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년 전 태양이 탄생하고 이를 중심으로 하는 태양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태양계 식구의 일원으로 지구가 탄생하였다. 그런데 친척들 중 오직 지구만이 생명을 잉태하는 삶의 터전이 되었다. 지구는 어떤 특별한 행성이기에 생명의 행성으로 진화할 수 있게 되었나? 이것은 지금부터 40년 전 바다를 공부하러 미국 유학길에 오른 이후 내게 던져진 우리 행성 지구에 관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깊은 바다 속에서 태고 적부터 감춰져있던 신비로운 해저온천이 발견되고 그 비밀을 밝혀보려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판구조론이라는 새로운 눈으로 지구를 살펴보며, 우리의 행성 지구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세월동안 그 모습을 계속 바꾸어오던 지구는 바로 지금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위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은 아름다운 지구가 바로 우리들 스스로의 행동으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995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크루첸교수는 “인간세(Anthropocene)”이라는 표현으로 이런 문제들을 적절하게 나타내셨다. 자연스럽게 내 교육과 연구는 이런 제 문제들의 과학적 근거를 이해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계속 유지하고 그 위에 우리들이 살 수 있기 위해서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이 과연 무엇일까를 이해하고 또한 이를 널리 알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