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인공지능’이라는 말에서 ‘인공’이라는 말은 정의하기가 쉬운데(‘인간이 만든’), 문제는 ‘지능’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과 ‘강한 인공지능’(strong AI) 두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 게 추세입니다.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합니다. 지금의 컴퓨터나 휴대폰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강한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의식과 자아를 갖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합니다. 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강한 인공지능’의 세계입니다.
미래에 인공지능이 가져다 줄 득과 실을 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먼저 대표적인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낙관적인 전망을 대표하는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와, 비관적 진영을 대표하는 닉 보스트롬의 ‘수퍼지능(Superintelligence)’을 강추합니다. 사실 ‘낙관적이다, 비관적이다’는 것은 지나치게 이분법적 구별이고 이 책들은 인공지능이 가져다 줄 미래를 과학적으로 흥미롭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하신 분이 많아서 그 중의 한 답변을 밑에 첨부합니다.
< 사회 속에서의 과학의 역할을 말할 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인공지능만을 갖고 사회에서의 역할과 윤리를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사실상 인공지능이 어느 쪽으로 발달하느냐 그 자체가 사회적 합의와 노력에 달린 거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토대로 핵무기를 개발하느냐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하느냐 또는 그러한 것들을 또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인간에게 달린 문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을 좋은 쪽으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그 잠재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비근한 예로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무인자동차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러한 시대가 오면 아마도 자동차의 수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차를 주차시켜야 할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한 대의 차량이 계속해서 여러 사람을 수송할 수 있고 또 정체 같은 혼잡의 문제도 대부분 사라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도시에 바글바글 몰려 살아야 할 이유도 상당 부분 없어질 겁니다. 미래의 사람들은 인간이 차량을 운전했던 것을 또는 한 도시에서 몰려 살았던 시절을 먼 과거의 일로 회상하게 될지 모릅니다. (김대식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차가 현재의 10분의 1 정도로 줄 거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환경오염의 문제도 상당히 해결될 수 있겠지요. 물론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잠재력도 갖고 있겠지요. 항상 그렇듯이 인공지능의 사회적 가치라는 문제는 인류의 선택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