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질과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즉 생명체는 물질(영양분)이나 에너지(빛 등)를 섭취해서 이를 다른 형태의 물질과 에너지로 바꾸는 ‘신진대사’를 합니다. 대서양의 중앙해령은 일종의 바다 속 화산으로 지구 속의 물질과 에너지를 분출하는 장소입니다. 대서양의 중앙해령 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이런 장소가 있는데 이를 ‘열수분출공’이라고 합니다. 심상헌 교수께서 말씀하신 ‘섭입대’가 지각을 지구 내부로 빨아들이는 곳이라면 열수분출공은 거꾸로 지구 내부의 물질을 바깥으로 뿜어내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메커니즘의 핵심이 바로 ‘맨틀 대류’입니다. 즉 상대적으로 차가운 지각은 맨틀 하부로 가라앉고 맨틀하부에서 지구 내부 에너지로 인해 뜨거워진 물질들은 다시 위로 올라옵니다. 이러한 맨틀대류가 거대한 물질의 순환을 만들어내고 열수분출공이나 화산활동을 통해 황, 철, 규소, 망간 등 맨틀 속의 물질들이 바깥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곳에서는 특히 황화수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박테리아가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빛을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 등과는 달리 황화수소를 산화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생명체가 신진대사를 하기 위해서는 화학반응을 해야 하고 많은 화학반응은 높은 온도일 때 잘 일어납니다. 열수분출공은 이러한 신진대사를 위한 물질과 에너지를 동시에 제공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깊은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특이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