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안녕하세요, 카오스재단의 루디입니다. 좋은 질문을 해 주셨는데 AI는 아직 진행형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합니다. 먼저 인간의 뇌와 AI의 결정적 차이는 생명체와 무생물의 차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것도 AI가 엄청나게 발전하면 그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명체의 가장 큰 특징이 신진대사와 복제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의 기술의 발전을 고려했을 때 스스로 대사하고 복제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의 AI가 인간의 뇌를 모방한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 진화의 산물인 뇌를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불필요하기도 할 겁니다. AI가 인간의 뇌를 따라잡지 못하는 영역도 아마 이것도 관계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감각과 감정의 상호작용, 정교한 운동 반응, 복잡하기 그지없는 기억과 학습 메카니즘 등은 AI가 그대로 따라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알파고에서도 입증되었듯이 AI는 때로는 인간도 예측하지 못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는 흔히 인간 뇌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창의성,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영혼의 문제와 관련된 자아감 등을 꼽는데 사실 이것마저도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인지 의심하는 과학자가 많습니다. 이미 알파고 등이 보여준 창의성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랑이나 자아의 문제도 사실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AI가 \'자아를 갖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현대 뇌과학은 인간의 사랑도 완전히 뇌의 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르몬 뿐 아니라 자아, 기억, 감정과 감각 등 거의 뇌의 전 영역이 참여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러한 활동에서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창발\'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마저도 AI가 \'학습\'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철학적 문제가 내포될 수 있겠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는 탄소 기반의 뇌를 실리콘 기반의 AI가 따라잡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말이죠.
카오스 재단은 뇌에 관한 10회의 강연을 끝내고 강연집 \'뇌\'를 발간했습니다. 재단 홈페이지와 네이버캐스트에 실린 강연 동영상과 함께 읽으시면 방금 질문하신 궁금증에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책으로는 미치로 카쿠의 \'마음의 미래\'와 미겔 니코렐리스의 \'뇌의 미래\'를 추천합니다.